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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되고 싶었던 사진, 그러나 예술로 사진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예술계.
글쓴이 : 남주환 (125.♡.195.165)
작성일 : 2011-10-24 14:55:48, 조회: 3714,  추천: 0, 

예술이 되고 싶었던 사진, 그러나 예술로 사진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예술계.


사진예술의 시작, 회화주의사진(Pictorial Photography)


1839년 프랑스에서 공표된 사진술은 ‘나는 다게레오타입의 정교하고 치밀한 기법에 숙달되고 싶었다. 이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화가 앵그르가 고백한 그대로 마치 마술사가 마법으로 현실을 축소한 것과 같은 경이로운 발명이었다.

그렇지만, 초기의 사진술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의 모습을 너무나 손쉽고 빠르게 묘사해 주었기 때문에 초상사진이나 예술품의 복제 등 주로 기록사진으로 발전하였지만, 당시 대부분의 사진가들은 화가의 직업을 가졌던 사람들이 사진가로 활동한 경우가 많았으며, 그들중의 다수는 사진을 기록으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예술적인 매체로 활용하려고 시도하였던 사진가들이었기 때문에 그들도 화가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적으로 예술가로서의 사진가의 지위를 가지고 싶어했다.

하지만 예술가로서의 기득권을 가진 화가들과 비평가들은 사진가들이 촬영한 사진은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재현한 것일 뿐 예술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이유로 사진을 결코 예술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영국의 비평가 러스킨은 ‘기계에 현혹된 예술가들이 주관적인 시각을 상실하고, 그로 인한 사고의 경화(硬化)로 상상력이 결여된 외형상의 표면만을 모방하게 되었다.’고 비판하면서 오히려 당시 리얼리즘 화가들의 그림들이 다게르타입과 같이 눈에 보이는 표면만을 모방하고 있으며 그것이 사진술 때문에 화가들이 타락하게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보들레르 역시 ‘만약 만질 수 없는 상상력의 영역에, 인간의 영혼에 무엇인가 보탬을 주어야만 가치를 지닐 수 있는 영역에 사진이 발을 들여 놓는다면, 그 때야말로 우리들에게 불행이 닥쳐오는 때이다. 이미 불행한 결과들이 여기저기에 나타나고 있다. 매일매일 예술의 자존심은 외부의 현실에 굴복하고 말았고, 화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꿈을 표현하는 것을 포기하고 눈에 보이는 것만을 그리게 되었다.'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현상은 1851년에는 영국의 아처가 사진의 노광시간을 10~90초 사이로 줄이고, 선명하면서도 복제도 가능한 콜로디온 습판사진술을 개발하며 급속도로 사진술의 산업화 현상이 진행되자 사진이 거울과 같은 리얼리티를 가지고 있지만 아무것도 창조하거나 이상화하지는 못한다는 비판이 더욱 거세어 졌으며, 사진가들이 사진을 예술로 인정 받으려는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기울리면 기울일수록 더욱 반발을 살 뿐이었다.

르 그레와 레인랜더, 로빈슨 등의 사진가들은 사진을 예술로 인정받기 위해 크게 노력을 했던 사진가들이다.   이들은 조합인화(지금말로 바꾸면 합성사진) 방식을 처음으로 사진술에 도입하여 사진이 예술로 인정받는데 공헌했다.

특히 레일랜더는 당시 유명화가 토마스 쿠티르의 그림 '타락한 로마'(1847년)를 모방하여 '인생의 두 갈래길'(1857년)을 제작하여 맨체스터 박람회에 출품했다.   19세기 예술계의 야심적인 기획중의 하나였던 맨체스터 박람회장에 전시된 사진 가운데 레일랜더의 사진이 영국 빅토리아 여왕에 의해 그 예술성을 평가받고 구입까지 하자 마침내 사진은 그 예술성을 인정받게 되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레일랜더는 쿠티르의 아카데믹한 회화의 양식을 사진으로 재현하기 위하여 무려 30장의 네거티브를 한 장의 사진으로 조합하여 인화한 사진이었으며, 그의 사진속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움직임은 부자연스러웠기 때문에 보들레르는 어떤 사진이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남녀 시골 배우들을 모아 사육제 때 푸줏간이나 세탁소의 일꾼이 입는 것 같은 의상을 입히고, 잠깐 동안 과시하는 듯 한 표정을 지닌 채 움직이지 않도록 부탁한다. 또한 본인은 고대 역사에서 볼 수 있는 비극적이고 우아한 정경을 연출하고 있다고 지나치게 자만하고 있다. 이 사람은 신성한 회화예술과 존중해야 할 연극 예술을 모욕하고 값싼 방법과 노력으로 예술을 이중으로 모독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보들레르의 비판을 의식한 로빈슨은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연극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빛과 배경, 소도구 등을 적절히 배치하여 인물들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한 사진들을 제작하며 당시 회화의 경향을 쫓아가려고 했다.  이러한 회화주의 경향의 사진을 회화주의사진(Pictorial Photography)이라고 부른다.

마네의 스승이었던 쿠튀르가 그린 '타락한 로마'는 과거의 장엄하고 교훈적인 내용에 풍속화적인 장면을 절충하여 로마인들이 방탕한 생활에 빠져 몰락하게 되었다는 아카데미 양식의 회화였으며, 레일랜더의 사진 '인생의 두 갈래길'은 양식적인 면에서는 쿠티르의 그림을 흉내내고 내용적으로는 인간의 타락과 도덕적 미덕을 나타내는 장면을 합성하여 완성함으로써 아카데미 양식의 회화와 같은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로빈슨은 연출되어진 사진이기는 하지만 죽음이 다가 온 소녀와 슬픔이 가득한 부모들의 모습을 표현한 '임종'은 카메라의 기계적인 기록성으로 인한 생생한 현실감 때문에 그 사진을 보는 관람자에게 오히려 그림에서 느낄 수 없는 슬픔과 충격을 주었다고 한다.
 
이에 만족한 로빈슨은 1868년 회화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진화면의 구도법, 주제를 다루는 회화적 법칙과 미학, 조합인화의 방법 등을 설명한'사진에서의 회화적 효과'라는 책을 출판하여 이후 회화주의 사진이 크게 유행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남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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